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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라는 이름은
말하지 못했지요
당신이라는 말을
내 안에만 몇 번이고
되뇌이며 삼킨 그 밤들
사랑한다는 건
이토록 조용한 고통이더군요
등 뒤에서 부르는
내 안의 울음소리 같아서
당신을 지나쳐 가는 모든 계절이
왜 그리도 내겐 오래 머무는지
마치 아직도
그대가 내 곁에 있는 듯이
꽃이 피면 피는 대로
지는 날엔 지는 대로
나는 오늘도 당신을
모른 척하며, 사랑합니다
차마 부르지 못한 이름이
내 속에서 천 번은 더 피고 졌어요
침묵도 언젠가는
입술보다 많은 말을 하게 되니까요
누가 묻거든
애인 있냐고 묻거든
웃으며 말할 거예요
예, 있어요...
단 한 번도 말하지 못한 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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