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사랑은 그런 것이었다... 거친 길 틈 사이에도 끝내 꽃 하나 피워내는 것 아무도 모르게 다가와 메마른 하루 한편에 노란 숨결 하나 놓아두는 것 쉽게 닿을 수 없어도 쉽게 포기하지도 못한 채 조용히 마음을 피워내는 것 그래서 사랑은 화려해서 아름다운 게 아니라 견디면서도 피어나기에 아름다웠다 더보기 사월, 花月의 결... 사월이라 꽃은 피어 花月이라 이름하고 들과 산에 번진 빛은 春光으로 물드는데 겨우내 잠들었던 生長 하나둘 깨어나네 바람결에 실려 오는 흙내음이 따사롭고 햇살 따라 번져가는 연둣빛이 눈부시니 굳게 닫힌 마음마저 어느새 풀려가네 개울물은 낮게 웃고 버들잎은 춤을 추며 작은 생명 숨을 틔워 제 갈 길을 찾아가니 고요 속에 자라나는 시간 또한 깊어지네 사람들의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져서 굳어 있던 표정 위에 웃음 하나 피어나고 서로에게 건네는 말 봄처럼 부드럽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明和의 때 이루니 거칠었던 지난 날도 어느새 멀어지고 새로 쓰는 하루마다 희망으로 채워지네 더보기 첫사랑의 계절... 나의 첫사랑 계절은 봄, 푸릇푸릇 초록색 설렘이 피던 날 햇살은 수줍게 말을 걸고 바람은 마음을 먼저 알아채던 시간 아직 이름도 붙이지 못한 감정이 연둣빛으로 번져가던 그 계절 그때의 나는 세상을 처음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나의 첫사랑은 봄이었다 그렇다면, 당신의 첫사랑 계절은 언제인가요? 어쩌면 우리는 아직도, 그 계절을 지나오지 못한 채 어딘가에 마음을 두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더보기 춘계(春季)... 연분홍빛 아침하늘 춘계 바람 스며들어 잠들었던 마음 위에 봄기운이 내려앉네 벚꽃 잎이 흩날리면 여린 숨결 흔들리고 지난 겨울 깊은 상처 꽃잎 되어 흘러가네 햇살 어린 창가 아래 따뜻하게 번진 온기 나를 안아 주듯이 조용히 속삭이네 “지금이야, 피어날 때 너의 계절 돌아왔어” 굳게 닫힌 내 안의 문 봄처럼 열려가네 춘계 지나 또 한 번 새로운 나 마주하니 설렘 속에 피어나는 나의 봄, 다시 시작 더보기 처마 아래, 늦은 겨울... 처마 끝에서 밤이 미처 풀지 못한 말이 하나의 선으로 매달린다 눈은 이미 지나갔고 집은 오래 침묵했는데 왜 이 투명함만 아직 머뭇거리는가 고드름은 차가워서 곧은 것이 아니라 버텨온 시간만큼 형태를 얻는다 햇빛이 와도 곧바로 사라지지 않는 것들 빛은 녹이기보다 속을 비춘다 떨어질 날을 알고 있다는 이유로 더 오래 매달려 있는 마음이 있다 처마는 잡지 않는다 다만 떠나지 못한 계절이 잠시 몸을 기대는 자리 더보기 오늘을 내일로 데려가며... 시간은 질문하지 않고 우리를 다음 날로 데려간다 설명하지 못한 하루, 끝내 말하지 못한 진심, 최선을 다했지만 완벽하지 못했던 선택들 한 해는 그렇게 기억과 후회의 경계에서 조용히 자리를 비운다 밤은 깊고 불빛은 남아 있지만 사람의 마음은 언제나 혼자서 이 시간을 건넌다 나는 잃은 것보다 버틴 시간이 많았고 포기한 것보다 지켜낸 기준이 있었다 새해는 변화를 약속하지 않는다 다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조건을 건넬 뿐이다 그래서 나는 크게 바라지 않는다 무너지지 않는 하루,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선택, 조금 더 단단해진 오늘 해가 바뀌는 이 순간 나는 조용히 다짐한다 계속 살아가겠다고 의미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더보기 겨울의 손바닥... 찬 공기가 골목 모서리를 깨물던 저녁, 주머니 속 손가락은 괜히 더 움츠러들고 그때마다 김 서린 유리 안에서 천천히 부풀던 호빵 하나, 종이봉투 위로 번지던 희미한 단내. 철판 위를 헤엄치듯 뒤집히던 붕어빵, 꼬리부터 먹어야 할지 머리부터 베어 물어야 할지 잠시 고민하던 시간마저 지금은 다 녹아 추억이 되었다. 국화 모양 속에 숨겨진 달콤한 팥은 어린 마음을 위로하듯 조심스레 따뜻했고, 오뎅 국물 한 모금에 언 손끝과 말없이 쌓인 하루가 같이 풀려내렸다. 그 시절의 겨울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이상하리만큼 사람 냄새가 났다. 지금은 그 맛을 다시 알아도 그 온기를 그대로 되돌릴 수는 없지만, 눈 내리는 날이면 문득 떠오른다. 손바닥에 남아 있던 그 따뜻함과, 가슴을 살짝 아리게 하던 겨울의 기억이. 더보기 12월, 사람의 온도로 내리는 달... 12월은 달력의 끝에서 조용히 불을 켜는 달 날짜들은 모두 마침표를 달고 걷고 거리의 불빛은 지나간 시간만큼 흔들린다 우리는 이 달에 와서야 안부를 묻는 법을 배운다 잘 지냈냐는 말 속에 사실은 그동안 미안했다는 뜻을 숨긴 채 연말 모임의 웃음 뒤에는 말하지 못한 실패들이 앉아 있고 건배사보다 먼저 속으로 고개 숙이는 밤 잔 속의 술은 올해의 무게만큼 쓰다 크리스마스의 트리는 기쁨을 장식한 것이 아니라 외로움을 숨겨 세운 것 불빛이 많은 이유는 어둠이 길었기 때문이다 12월은 참 이상해서 차가운 바람으로 사람을 불러 모으고 춥다는 이유로 서로의 손을 허락하게 한다 그래서 이 달엔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목도리 같은 사람이 유난히 그리워진다 한 해의 끝에서 우리는 완성되지 못한 문장처럼 서서 다짐.. 더보기 이전 1 2 3 4 ··· 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