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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한강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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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강물이 흐른다.
철갑을 두른 산맥을 휘돌아
낮고 깊은 골짜기 속을 지나
마침내 넓은 품에 안긴다.

이 강물은 어제도 흘렀고
오늘도 흐르며
내일도 흐를 것이다.
눈물 섞인 물결이던 때도 있었고
붉게 물든 노을을 띄우던 날도 있었으니
그 모든 시간을 안고
한강은 흘러간다.

바람이 불 때마다
강둑 위 억새들이 춤을 추듯
이 땅 위 사람들도
때로는 흔들리고
때로는 굳게 선다.
강물처럼 유연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감싸며
때로는 거친 파도를 일으키며

한강은 알고 있다.
한때 얼어붙었던 겨울을
검붉은 그림자를 띄운 봄을
불꽃이 하늘을 물들이던 여름을
그리고 다시 깊어지는 가을을

강가에 서 있는 나무들이 그러하듯
세월이 흐르면
깊어진 뿌리는 더욱 단단해지고
푸른 잎은 더욱 무성해진다.

어떤 날은 무거운 구름이 드리워도
어떤 날은 찬란한 햇살이 비추듯
그 모든 날을 품으며
강은 흐르고, 나라는 나아간다.

오늘도 우리는 강가에 선다.
흘러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 흐를 강물을 바라본다.
흔들려도 멈추지 않는 강처럼
우리도 그렇게 흐를 것이다.

한강은 흐른다.
이 나라를 품고, 내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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