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울림 #심금울림 #소심한복수 #글 #시 #시편 #시조 #시집 #대포동918 썸네일형 리스트형 긴 머리 짧게 자르고... 긴 머리 짧게 자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미용실 거울 속 나와 눈을 마주친 순간가슴 안쪽 어딘가에서 조용히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 길게 자란 건 머리카락만이 아니었다. 닿지 않을 말을 기대하며 삼켰던 밤들, 끝끝내 받지 못한 안부를 매일 꺼내 쥐고 살았던 손끝, 그 모든 무언의 계절이 가늘고 검은 실처럼 내 어깨 위에 자라나 있었다. “이 정도면 괜찮을까요?” 나는 고개만 끄덕였고, 가위 소리는 마치 오래된 울음을 하나씩 끊어내는 소리 같았다. 거울 속 나를 보며 나는 조금 익숙해지고 있었고, 조금 낯설어지고 있었다. 그 머리카락 안에는 한 사람을 오래도록 품었던 내가 있었고, 말 한마디에 무너졌다가도 다시 다정해질 줄 알았던 순진한 마음이 있었다. 나는 긴 시간 묶고, 풀고, 흔들리는 채로 그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