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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기 전,
그해 겨울의 끝자락에서
저는 한참을 멈춰 서 있었습니다.
눈발은 조용히 내렸고
시간은 아무 말 없이 흘러갔습니다.
그 시절, 저희는
세상을 다 가진 듯 웃었고
또한 아무것도 몰라서 울기도 하였습니다.
작은 카페의 창가 자리,
묵은 음악이 흐르던 낡은 골목,
지금은 사라진 그 벽돌집 앞에서
자주 마주하곤 하였습니다.
저희는 꿈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끝이 없는 미래를,
두렵지만 반짝이던 내일을.
하루는 길었고
그 길 위에 놓인 해 질 녘은
어쩐지 늘 특별해 보였습니다.
바람은 조금씩 방향을 바꾸었고
저희의 마음도 그러하였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던 그 표정,
말해도 닿지 않던 제 진심,
모든 것은 서툴렀고
그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모든 순간이 참 찬란했습니다.
웃음 뒤에 숨어 있던
작은 상처들조차도
어느새 저를 만든 조각이 되어
제 안에서 은은히 빛나고 있습니다.
벚꽃이 피는 이 계절,
어디선가 다시 그분을 마주친다면
저희,
그때처럼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없다 하여도 괜찮습니다.
저희가 나누었던 계절은
이미 제 일부가 되어
‘젊음’이라는 이름으로
영원히 마음속에 머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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