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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책을 펼치면
가을이 조용히 깃든다.
붉게 물든 단풍잎 하나,
황금빛으로 부서지는 은행잎 하나,
이름 모를 작은 꽃잎 하나.
손끝에 눌려
투명한 막 속에 잠들었으나
그 빛깔은 여전히
시간을 거슬러 살아온다.
종이 위에 새겨진 문장들 사이,
잊힌 듯 숨어 있다가
불현듯,
내 마음을 흔드는 계절의 숨결.
책은 오래되었어도
그 속에 갇힌 낙엽은
여전히 바람을 품고,
그 속에 잠든 꽃잎은
아직 햇살을 머금는다.
잊히지 않으려는 기억처럼,
책갈피는 말없이 속삭인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언제나, 네 안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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