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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벼이삭 사이로 불어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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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기 길 위에
바람이 먼저 내려와 속삭인다.
오늘은 햇살이 조금 부드럽다고,
하늘은 우리를 위해 더 높이 열렸다고.

벼이삭마다 숨결이 있다.
비와 흙, 긴 여름의 인내를 삼킨
작고 단단한 맥박이 있다.
그 맥박들이 함께 고개를 숙이는 순간,
세상은 한 번 더 익어간다.

멀리, 홀로 서 있는 나무는
수백 번의 계절을 지켜본 듯,
한 자리에 뿌리내리고 있다.
그늘 아래에서만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을
잎사귀 끝마다 매달아 두고,
오늘도 묵묵히 바람을 받아낸다.

나는 이 논두렁에 서서
한 해의 무게를 바라본다.
바람에 스치는 소리가
마치 먼 옛날,
어머니의 밥 짓는 숨결 같아
가슴이 조금 뜨거워진다.

언젠가 이 벼들이
모두 황금빛 물결로 변해
햇살 속에서 춤출 때,
그 순간이 바로
이 땅이 웃는 날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바람과 하늘과 나무와 벼이삭 속에서
하루의 숨결이 되어
오래도록 이 자리에서
익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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