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한때 믿었다.
너를 좋아한다는 건
너의 영혼, 너의 내면,
너의 고운 마음만을 사랑하는 일이라고.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너를 바라보며 알게 된다.
내가 너를 좋아하는 건
그저 성격이나 마음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너는 참 예쁘다.
그 예쁨이 나를 벅차게 하고,
그 예쁨이 나를 괴롭히고,
때로는 화가 나게 한다.
이 감정을 어떻게 부정할 수 있을까.
오늘, 너와 마주 선 지금이
내가 앞으로 살아갈 날 중
가장 젊은 날이라는 걸,
나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걸까.
어제는 청춘이었고,
그저께는 더욱 대담했고,
그래서 나는
너를 만나는 이 순간,
내 모든 진심을 던졌다.
나는 너를 만나는 순간마다
누군가에게 돌을 던지듯
거칠게 마음을 내던졌다.
그러다 깨달았다.
아, 이 여자는
내 마음을 받지 못했구나.
내가 던진 마음이
너를 아프게 했겠구나.
그제서야 알았다.
너는 내가 붙잡아야 할 사람이 아니라
놓아야 하는 사람이란 걸.
그 사실이
너무나 미안했다.
신사답게 굴지 못한 지난날이
부끄럽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오늘 나는
어제보다 조금 더 성숙하다.
그리고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어른이 될 것이다.
이제는 알 것 같다.
사랑은 움켜쥐는 것이 아니라
놓아주는 것일 때가 있다는 걸.
때로는 뒤돌아서는 용기가
마지막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걸.
그래서 오늘,
이 가장 젊은 날의 끝에서
나는 너를 바라본다.
끝내 잡지 못할 사람을,
끝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을.
그리고 속삭인다.
"그동안 미안했어.
너를 사랑했던 내 모든 날들이
너를 아프게 한 건 아니었길."
오늘보다 성숙해질 내일이 오면
나는 아마도
조금은 덤덤한 얼굴로
너를 떠올릴 수 있겠지.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별조차 사랑이라는 걸 알기에
나는 끝내, 너를 놓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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