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빼바지입은엄마 #꼬불꼬불파마머리 #파란색실리콘슬리퍼 #엄마 #엄마미안해 #마음울림 #심금울림 #글 #시 #시편 #시조 #시집 #대포동918 썸네일형 리스트형 몸빼바지 입은 엄마... 꼬불꼬불 파마머리 이마엔 볕에 익은 주름이 피고, 봄바람보다 먼저 일어난 사람 우리 엄마는 몸빼바지에 인생을 꿰매고 다녔다. 시장 바닥 물기 밟으며 파란 실리콘 슬리퍼는 엄마 발등 위에서 자랐다. 한 켤레로 여름을 버티고 겨울마저 데워주던 그 파란 슬리퍼... 손에 들린 비닐봉투엔 밥보다 먼저 걱정이 담겼고 등허리 휘는 것도 모르고 웃던 사람 아무도 안 불러도 내 마음이 먼저 부르는 이름, 늘 먼저 떠오르는 이름, 가장 크게 들리는 이름, 내가 울 때마다 저절로 새어 나오는, “엄마.” 아침엔 내 이마를 쓰다듬던 손 저녁이면 김칫국 냄새 묻혀 돌아왔지 그 손이 이제는 내 기억을 쓰다듬는다. 그 파마머리 그 몸빼바지 그 슬리퍼 소리 이제는 다 바람에 섞여서 문득 눈물로 귀가 젖는다.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