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이름을 부르면
내 입술은 아직도 떨린다
잊겠다고, 지우겠다고
수천 번, 수만 번
스스로를 속여도
결국 남는 건 당신이었다
하루 끝에 서서
문득 생각나는 건
햇살보다 따뜻했던 눈빛,
어느 비 오는 날
내 손을 꼭 잡아주던
그 손의 체온이었다
왜 그토록
내 마음을 모른 척했나요
아니, 어쩌면
알면서도 모른 척했던 건
당신이 아니라
나였는지도 모르죠
나 아닌 누구에게
웃어주던 당신을
미워하고
또 미워하면서도
끝끝내 떠나지 못했던
내가 한심해 울었습니다
제발, 제발,
한 번만이라도 돌아봐줘요
당신을 향해 내민 손이
이토록 부르튼 줄
당신은 모를 거예요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했는지
얼마나 하루를 견디며
버티고 있었는지
그 무거운 말들 속에서
혼자 울고 있었는지
당신 없이 피어나는 봄은
이토록 쓸쓸하고
여름 햇살마저
이젠 너무 따갑기만 해요
가을 낙엽이 바람에 울면
겨울은 더 깊어지죠
마치 내 마음처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다시 전화를 쥐고
지우지 못한 메시지를 읽어요
‘잘 지내지?’
단 네 글자가
왜 이토록 무너지는 말처럼
내 심장을 짓누르는지
제발,
누군가가 아닌
나였기를 바랐어요
당신이 기억하고 싶은 사람,
당신의 하루를
함께 채워줄
단 한 사람이 나이기를
사랑은 때로
이별보다 잔인해서
끝났다는 말을 들어도
마음은 끝나지 않죠
그대 없이 사는 법을
아직 나는 모르거든요
눈물도 이제
나를 말리지 못해요
흘러내리는 이 감정은
그대를 향한 절규고,
부질없는 기대고,
되돌릴 수 없는 시간에 대한
끝없는 후회예요
그래도
그대가 행복하다면
나는 그저,
멀리서라도
기도할 수밖에요
그러니, 제발
단 한 번이라도
내가 그대의 마음에
머물렀던 날들이 있었다면
잊지 말아 주세요
그때의 나를
그때의 우리를
그리고…
사랑했던,
간절히 사랑했던
내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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