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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쉬었다
단지, 살아 있으니 숨을 쉬었다
오늘 하루도
비는 오지 않았지만
내 마음에는 젖은 구름이 머물렀다
누군가 괜찮냐고 물어왔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내 마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세상은 바쁘고
사람들은 모두 어디론가 향하지만
나는 이 자리에서
겨우, 오늘을 버티고 있었다
누가 알아줄까
가만히 내쉬는 이 깊은 한숨의 무게를
아무에게도 내색하지 못한 채
속으로 꾹꾹 눌러 삼킨 말들이
하루 끝, 조용히 울음을 삼킨다
길 위에서 멈춰 서 있던 나무도
지나가는 바람에게 고개를 숙이고
말없이 흘러가는 구름도
잠시 하늘을 뒤덮는 것처럼
나도 그런 시간 속에 있었다
이건 슬픔이 아니라
그저, 지쳐 있는 마음일 뿐이라고
누구라도 대신 말해주었으면
내 안의 어린 나를 안아주었으면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어느 날은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라고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
딱 한 명만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나는 또 한 번
작은 숨을 쉰다
누가 듣지 못할 만큼
조용한
그러나 분명 살아 있다는
그 증거 하나로
잠 못 이루는 밤마다
나는 나를 토닥인다
괜찮아,
조금 늦어도,
조금 멈춰도
오늘의 너는 충분히 아름다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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