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끝에서듣는장마 #서정시 #산문시 #감성시 #아름다운 #마음울림 #심금울림 #엄마생각 #아버지생각 #글 #시 #시집 #시편 #시조 #대포동918 썸네일형 리스트형 마루 끝에서 듣는 장마... 장마가 들이닥친다 어디선가 흘러온 먹구름이 산 너머를 누르고 눌러 하늘이 자꾸만 낮아진다. 기와지붕 끝마다 빗방울이 차올라 이따금씩 떨어지는 빗물소리가 텅 빈 마당을 두드린다. 아침부터 마루에 앉은 어머니의 시선은 자꾸만 뒷논으로 향한다. 수문을 보러 간 아버지는 장화를 끌며 논두렁을 오간다. 물살 소리가 멀리서 잔잔히 들리다가 가끔은 거칠게 쏟아진다. “물 좀 넘치겠다.” 작은 한숨이 어머니 입술을 스친다. 그러다 이내 멀리서 들려오는 개구리울음에 살며시 미소 짓는다. 빗소리는 장독대 단지 뚜껑 위로도 빗살처럼 흩어진다. 장맛간은 장독대 곁에서 얇은 비닐을 덮어쓴 채 비를 막아낸다. 어느새 앞마당 웅덩이엔 아이들의 작은 배 한 척이 떠 있고 빗방울 맞으며 뛰노는 소꿉장난 소리에 우중충한 하늘도 잠시 밝..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