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layout-wide color-bright post-type-text paging-view-more">
본문 바로가기

낙서장

오늘 아버지, 엄마 머리 깎아드렸어요...

728x90
반응형

반응형
728x90

아침 햇살은 무겁고
풀은 오래 묵은 말처럼
낫에 스르르 쓰러졌습니다.

돌무덤 앞에 서니
숨이 막히듯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아버지, 엄마,
당신들 머리를 깎아드린 것 같아
손끝이 자꾸 떨렸습니다.

내 이마에서 흘러내린 땀이
돌 위에 닿자
눈물인지 땀인지 모른 채
한참을 앉아 있었습니다.

옆에서 사촌들이
낫질을 하고, 웃음도 나누었지만
내 마음은 멀리 있었고
풀냄새 속에서만
당신들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돌아설 때
나는 풀을 베어낸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그리움을 베어낸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산소는 훤해졌고
나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728x90
반응형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매산 억새에 서서...  (69) 2025.09.24
추수의 날...  (65) 2025.09.23
비 오는 아침, 이불 속에서...  (58) 2025.09.20
적응은 무서운 체념을 부른다...  (62) 2025.09.18
코스모스의 시간...  (57) 2025.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