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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은 무겁고
풀은 오래 묵은 말처럼
낫에 스르르 쓰러졌습니다.
돌무덤 앞에 서니
숨이 막히듯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아버지, 엄마,
당신들 머리를 깎아드린 것 같아
손끝이 자꾸 떨렸습니다.
내 이마에서 흘러내린 땀이
돌 위에 닿자
눈물인지 땀인지 모른 채
한참을 앉아 있었습니다.
옆에서 사촌들이
낫질을 하고, 웃음도 나누었지만
내 마음은 멀리 있었고
풀냄새 속에서만
당신들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돌아설 때
나는 풀을 베어낸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그리움을 베어낸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산소는 훤해졌고
나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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