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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지는 빛이
내 어깨 위로 내려앉는다
그대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바람이 먼저 가져갈까 봐
내가 먼저 잊을까 봐
기억은 말이 없다
늘 그렇듯
남은 쪽만 아프고
먼저 걷는 쪽은
뒤돌지 않는다
어디쯤일까
그대도 나처럼
아무 말 없이
그늘 아래 서 있는지
아무 날도 아닌 오늘
나는 다시
그대의 계절에 머문다
햇살은 웃고
꽃은 피고
시간은 흐르는데
나는 늘
당신이 떠난 그날을 살고 있다
달은 말이 없다
하늘을 가린 구름도
그저 흘러간다
우리가 마주 보던 밤의 벽에는
지워지지 않는 손자국이 있다
다음엔
더 따뜻한 손으로
그대를 잡았어야 했다
미안하단 말은
끝끝내
내 안에서만 울었다
그대의 마음 끝에서
나는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
그저 그늘
그저 바람
그저 지나가는 계절
그럼에도
이 가만한 공기 속
그대 이름 하나
이따금,
나는 속삭인다
듣지 못해도 좋다
알지 못해도 좋다
나는 여전히
그대가 머물던 그 하늘 아래
그대의 이름으로
살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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