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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언제나
무대 한가운데를 비춘다.
박수는 그곳을 향하고,
사람들의 눈은 환하게 웃는 얼굴만 기억한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그 가장자리쯤에 서 있다.
눈부신 척,
괜찮은 척,
무너지지 않는 척을 배운 사람.
누군가는 꿈이라고 불렀다.
누군가는 축복이라 했다.
하지만 나는 안다.
빛 뒤엔 그림자가 길게 눕는다는 걸.
이름도 얼굴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빚어진 나.
매끈한 대사, 다듬어진 표정.
내가 만든 게 아니라
기대에 맞춰진 ‘모양’ 일 뿐.
가끔은 밤하늘을 본다.
아무도 모르게.
나를 부르지 않는 시간,
내가 누구인지 묻지 않는 그 어둠 속에서.
별이 묻는다.
“지금 너는 괜찮은가?”
말없이 고개를 떨군다.
괜찮다고, 대답하지 못한 밤이 많았다.
그래도, 버틴다.
이 길의 시작에 내가 있었기에.
사랑받은 만큼 사랑하려 했고
기억되는 만큼 진심이길 바랐다.
무대는 내려와도
그 여운은 남는다.
가장자리에서 바라본 세상,
그 속에 진짜 내가 있었음을
누군가는 알아봐 주기를.
이름은 지워져도 좋다.
다만, 누군가의 가슴에
한 줄기 진심으로 남는다면.
오늘도 조용히 걷는다.
빛은 여전히 머리 위에 있지만
나는 안다.
진짜 삶은
그늘 속에서 자란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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