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붉은 노을에게 보내는 편지...

daepodong918 2025. 4. 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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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가까워질수록  
하늘은 서서히 붉은빛을 품습니다.  
하루를 다 태운 듯한 색,  
마치 뜨겁게 살아낸 인생의 뒷모습 같습니다.

노을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어릴 적엔 몰랐던 감정들이 하나씩 떠오릅니다.  
처음엔 그저 아름답다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빛 속에 지나온 시간이 담겨 있는 듯해  
자꾸만 마음이 머뭅니다.

노을은 해가 저물기 전,  
잠시 모든 것을 걸고 피어나는 빛이죠.  
누구에게도 시끄럽게 굿바이 하지 않지만  
그 존재는 누구보다 강렬하게 남습니다.  
마치, 묵묵히 자신의 하루를 마무리하는  
어른의 뒷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리 삶도 어쩌면  
이 노을처럼 살아가는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매일같이 오르고, 매일같이 지고,  
그 반복 속에서 조금씩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따뜻해지는 그런 나날들.

누구나 뜨겁게 빛나던 시절이 있었고,  
지나온 시간 속엔 말 못 한 고백과  
끝내 붙잡지 못한 순간들이 있었겠죠.  
하지만 노을은 늘 말없이 말해줍니다.  
그 모든 시간 역시 충분히 아름다웠다고.

어느 날은 구름이 너무 짙어  
노을을 볼 수 없을 때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가 지지 않는 건 아니죠.  
가려져 있을 뿐,  
그 시간은 여전히 어김없이 흐르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도 그러하리라 믿습니다.

때로는 눈부시게,  
때로는 조용히 저물어가는 것.  
그리고 그 안에,  
수많은 감정들이 스며드는 것.  
그것이 인생이라면,  
붉은 노을은 그 마지막을 가장 고운 색으로 남깁니다.

어느 날의 당신이  
세상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건넬 때,  
누군가의 기억 속에  
이 노을빛처럼 잔잔하고 따뜻하게 남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참 괜찮은 삶일 것 같습니다.

붉은 하늘 아래,  
오늘 하루를 천천히 내려놓으며  
조용히 마음속으로 말을 건넵니다.

“오늘도 잘 살았구나,  
지금 이대로도 참 괜찮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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