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까치의 아침...

daepodong918 2025. 3. 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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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여린 빛 구름을 두드릴 때
창가 너머 낯익은 소리
까치 울음 깊고도 가벼워라.

첫소리는 어둠 끝 부르는 노래
다음 소리는 빛을 맞이하는 인사
또 한 번, 세상에 전하는 소식
오늘도 어김없이 작은 가지에 앉는다.

몸 부풀려 털을 고르고
어딘가 응시하다가
맑게 한 번 더 운다.

고요한 아침 공기 속
은빛 물결 번지는 소리
잠 깨어나지 못한 도시 지붕 위로
부드럽게 퍼진다.

어머니 말씀하시길
"까치 울음, 반가운 손님 오는 신호"
그 말 믿으며 설레던 날들
그러나 어느새
일상의 배경음이 되어버린 소리.

그런데도 이상하게
까치 소리 들으면
가슴 한편 따스해진다.

어쩌면 까치는 우리보다 오래
이 아침을 지켜보았으리라.
수많은 이별과 만남
하늘 아래 지켜보며
때론 울고, 때론 웃고
우리보다 먼저 하루를 맞이했으리라.

오늘도 까치는 노래한다.
날아올라 나뭇가지를 흔들고
하늘을 가로질러 아침을 깨운다.

나는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떠오른다.
언젠가 문 앞에서 반가운 얼굴을 마주할지 모른다는
아주 작은, 그러나 분명한 기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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